
‘탈모! 극복할 수 있는가?’
요즘 길거리에 나가 보면 머리가 휑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실제 건강보험공단의 통계를 보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물론 탈모는 생명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과거에는 배만 부르면 행복하던 시절이었지만 현재는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머리에 털이 있느냐 없느냐는 사람의 삶의 질과 매우 관련이 크다. 이는 필자가 그동안 수많은 상담과 진료를 통해서도 분명히 느끼고 있는 바다. 더욱이 요즘은 탈모가 나타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고, 그 대상이 한창 사회 활동을 하거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연령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가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닐 듯하다.
얼마 전 고등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진료실을 찾은 적이 있다. 이 학생을 검진해 보니 매우 깊은 M자 라인을 가지고 있었다. 학생, 부모님과 장시간에 걸쳐 매우 진지한 상담을 했다. 이 학생은 모발 이식을 강력히 요구했고, M자형 탈모 때문에 자살 충동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이러한 M자형 탈모를 해결하는 간단한 방법은 모발 이식이다. 하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은 모발 이식 대상에서 일단은 제외된다. 아직 얼굴이나 두개골 성장이 진행 상태여서 성인이 된 후 다시 수술을 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애타는 심정을 본인 외에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이 학생은 “향후 성인이 돼 다시 한번 모발 이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모발 이식을 하게 됐다. 이 학생은 모발 이식 후에도 비수술적 방법으로 꾸준히 관리를 받아야 한다. 모발을 이식한 자리의 모발은 그대로 있지만 그 주변은 탈모가 계속 진행돼 모발이식을 한 M자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모발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탈모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으로 나뉘는데, 비수술적 방법으로 먹는 약인 ‘피나스테라이드’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이 사용된다. 피나스테라이드는 남성호르몬인 DHT 형성을 억제하는 약물이고, 미녹시딜은 국소혈관확장제다. 모든 인체 조직이 충분한 혈류를 받아야 잘 성장할 수 있듯이 모발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비수술적 방법은 초기 연모 상태이거나 초기 탈모 상태일 때 효과적이다.
반면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돼 소위 모유두와 모모세포가 없어진 경우는 어떠할까? 이런 경우는 어떠한 약물도 반응을 하지 않게 된다. 씨앗이 없는데 물을 주고 거름을 준다고 땅 속에서 싹이 틀 리 없다. 탈모가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는 수술적 방법인 모발 이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까지 탈모는 한가지 방법으로 모든 케이스를 해결할 수 없다. 각각 환자의 상태에 따라 비술적 방법 또는 수술적 방법을 적절하게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필자가 서두에 제시한 물음에 대해 답을 한다면 이렇다.
탈모의 분명한 원인과 완벽한 치료법이 정립돼 있지 않은데, 탈모를 극복할 수 있는가? 물론 뾰족한 예방책은 없다. 그러나 환자와 의사 모두가 수고스러움을 감수할 자세만 돼 있다면 답은 ‘예스’다.